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2일 실시된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산안 1차 심의에 올해 예산인 23조4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 줄어든 20조원의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된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린 지난 2009년 예산 24조8000억원보다 무려 19%가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의 24조1000억원보다도 4조1000억원이 적다.
이처럼 내년 국토부 예산이 크게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올해 거의 마무리돼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거의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된 5조2092억원의 수자원 관련 예산도 지난 2008년의 1조5000억원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정부 1차 예산 심의에서 제출안의 10% 정도가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최대 5조원 이상 감소한 18조~19조원 규모에 머물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은 올해만 3조3000억원이 책정됐으나 내년에는 약 3000억원 정도만 포함되는 등 SOC 예산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예산안 심의는 1차, 2차, 3차를 거치면서 계속 변하는 것이므로 아직 내년 예산안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 SOC 예산이 크게 줄어들면, 국내 건설사들에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국내 건설수주 물량이 내년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SOC 예산의 급격한 축소는 대형 국책사업과 이미 추진 중인 SOC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 실적은 지난해보다 0.5% 줄어든 102조7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공부문 건설수주는 지난해 대비 6.8% 감소한 35조600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로·철도·항만 등의 건설물량이 줄어들면, 가뜩이나 주택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 중 버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