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9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아이마켓코리아(IMK) 지분 58.7%를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삼성이 IMK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및 상생 협력에 부응하고, 비핵심사업 철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MRO 업계에서는 지난 5월 IMK가 “삼성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를 위주로 영업하고, 신규 거래처는 확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IMK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IMK는 삼성의 거래물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삼성 계열사이기 때문에 거래에 제약이 있었던 다른 기업 등 신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중소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등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소모성 자재 구매 업무의 효율화 차원에서 IMK와 거래를 계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활한 매각을 위해 지분 인수자가 원할 경우 최소한의 IMK 지분을 보유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는 중소 MRO 기업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MRO업체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정치권과 정부의 대기업 MRO사업에 대한 압박이 이어졌다.
이에 삼성이 가장 먼저 사업 정리를 천명하면서 향후 대기업들의 MRO 철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 인사는 “MRO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대 기업인 삼성이 이에 순응했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들도 대세를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MRO 사업은 효율적인 자재조달 측면에서 대기업들의 업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분을 정리해도 거래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 계열 MRO기업은 LG의 서브원, 포스코계열 엔투비, 웅진계열 웅진홀딩스, 코오롱계열 코리아 이플랫폼, SK계열 코리아MRO 등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은 몰라도 LG·SK 등 주요 그룹은 정부와 여론의 포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기의 차이일 뿐 삼성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MRO 산업의 규모는 20조~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상당수를 대기업 계열사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만큼 삼성발 MRO 사업철수가 확산되면 중소 MRO업체들의 숨통 크게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들 대기업 계열 MRO기업들이 기존 물량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중소 업체들이 인수할 자금력이 충분치 않아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