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투자, 보호예수 지분 넘겨… 제도 무용지물"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코스닥 벤처캐피탈업체 무한투자 지분이 보호예수기간 만료 전에 양수도 계약으로 넘어가면서 최대주주도 변경됐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지분에 대해 보호예수기간을 1년 연장시켰을 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호예수의무를 어겨도 지분을 사들인 쪽에서 기한 연장 외에 불이익이 없어 허점으로 지적돼 왔다.

1일 금융감독원ㆍ거래소에 따르면 인피니티투자는 무한투자 지분 140만주(발행주식대비 13.86%)를 추동연씨로부터 장외 매수했다. 매매일·공시일은 각각 전월 15일·29일이다. 매매가는 1주당 605원씩 모두 8억4700만원이다.

인피니티투자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무한투자 최대주주가 됐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번 지분 매매로 보호예수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이 기한을 애초 6개월에서 1년으로 2배 연장시켰다.

추씨는 연초 무한투자에서 실시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전월 16일까지 보호예수의무를 적용받았다. 반면 추씨는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전월 15일 지분을 팔아 의무를 위반했다.

무한투자 관계자는 "보호예수 관련 사항은 양수도 쌍방이 사전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인피니티투자 관계자는 "지분 양수도는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무한투자 지분을 사들인 인피니티투자 최대주주는 박동명씨로 71.3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씨는 현재 무한투자 대표이사다.

보호예수의무는 신규상장이나 인수ㆍ합병(M&A), 유상증자시 일정 기간 대주주 지분 매도를 막아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이에 비해 지분을 매매하는 쌍방이 보호예수의무 위반에 따른 불이익 감수에 동의하면 얼마든지 경영권을 이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보호예수된 지분은 명의개서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보호예수의무를 위반해 지분을 양도한다고 해도 사적 계약인 만큼 이를 무효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호예수의무를 어기면 해당 지분에 대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기간도 2배로 늘어난다"며 "미흡한 규제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