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가 끝난 31일 현재 선두는 카롤리네 마손(22·독일)이고, 그 뒤를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청야니(22·대만)가 잇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박인비(23)가 공동 3위, 최나연(24·SK텔레콤)이 5위, 박세리(34)가 공동 6위, 유선영(25·한국인삼공사)이 공동 9위이나 선두권과 격차가 커 역전 우승이 쉽지 않아 보인다.
30일(한국시각)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카누스티GL(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신예’ 마손은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이틀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청야니는 이틀연속 6언더파를 몰아친 끝에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2위다. 두 선수는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언조로 맞붙는다.
박인비는 3위이지만 마손과는 6타차, 청야니와는 4타차다. 최나연도 선두와 7타차이고, 박세리는 그보다 1타 더 뒤져있다. 한국선수들은 ‘무빙(moving) 데이’인 3라운드에서 이븐파나 오버파로 주춤하면서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말았다. 미국LPGA투어 통산 100승,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 가능성이 가물가물해졌다.
숫적으로 많고 기량도 정상급인 한국선수들이 독일의 다크호스와 청야니 두 사람을 제치고 못하고 선두권에서 내려간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항아리 벙커, 홀을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 그린과 페어웨이를 구분하기 힘든 생소한 코스 셋업,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등 링크스 코스의 특성은 모든 선수들에게 같은 조건이다.
요인은 정신력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1,2라운드에서 이미나(30·KT) 박인비 박세리 등이 선두권에 나서면서 ‘우승은 우리들 몫’이라는 선입관으로 마음이 느슨해졌을 법하다. 또 드라이빙레인지나 연습그린, 클럽하우스 등 도처에서 동료들을 보고 한국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풀어졌을 수도 있다. 골프는 1, 2라운드 선두가 문제가 아니라, 장갑을 벗을 때까지 적당한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그 느슨한 틈을 마손과 청야니가 파고든 것이다.
한국선수들은 최종라운드에서 8언더파 안팎을 치지 않으면 이번 대회에서 들러리를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박인비 최나연 박세리의 어깨가 무겁고 세 선수를 주목하게 된다.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이니만큼 최종일 한국골프의 매운 맛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2008년 챔피언 신지애(23·미래에셋)는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선두에 12타 뒤진 공동 22위다. 이미나(30·KT)는 이날 8오버파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 28위(2언더파 214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