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졸채용’ 러시...부작용은?

2011-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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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사 등 사내여건개선 미흡<br/>-"고졸인력 양성 강화 통한 핵심인재 채용이 핵심"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창구직원(텔러) 위주로 고졸 사원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어 대기업들도 점차 고졸사원 채용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LG는 하반기 기능직 2700명 가운데 50% 이상을 고졸인력으로 선발키로 했다. 포스코 역시 올해 900명에 달하는 채용인력 가운데 절반이상을 고졸인력에서 충원한다.

이 밖에 이마트·롯데마트 등 유통업계도 고졸인력을 계산원·영업사원 등에 충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 고등학생 가운데 80%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고졸출신 인력들에게 대기업들이 문호를 넓힌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속 속출하고 있다.

최근 모 은행 텔러직에 지원한 지방소재 4년제 출신은 “인사팀 직원이 이번 모집에서는 고졸출신에 대한 가중치가 높아서 대졸 출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오히려 대졸 출신이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같은 역차별은 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체의 한 인사임원은 “등록금 파문이 일면서 정부가 은행권에 고졸 채용을 종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제조업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보이면서 필요한 인력과 상관없이 눈치보기식 고졸 채용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사에 성공한 고졸인력들의 사내생활 역시 평탄치 않다. 최근 고졸 출신을 채용했거나 하기로 한 은행 가운데 상당수는 이들을 계약직으로 선발했다. 당장 외부압력으로 이들을 채용했지만 정규직 전환 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업무능력 및 연관성 등이 떨어지는 인력 역시 사내 적응이 어렵다. 실제로 과거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될 당시 기업들은 눈치보기식 인턴채용에 나섰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업무는 거의 없었다. 정규직 전환 비중도 높지 않았다.

특히 고졸인력은 계약직·정규직을 불문하고 임금 및 복리후생이 대졸출신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아울러 향후 인사 및 부서배치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 당장의 위급함만 넘기겠다는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이 무리한 대학입학과 고졸인력의 소외를 오히려 더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같은 폐단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인사정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교육과학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마이스터고 출신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장학금 지급 및 재학중 현장실습을 통해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들은 단순 생산직인 오퍼레이터와는 달리 핵심 기능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기능직의 업무역량이 생산에 직결되는 제조기업들도 위와 같이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에 대한 지원과 사전교육을 통해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불고 있는 고졸채용 붐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체계적인 인력양성 및 채용을 통해 학벌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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