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유통인사이드> 날씨와 기업

2011-07-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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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으레껏 일반인들은 장마나 폭염을 떠올리게 되면 얼굴을 찌푸리기 일쑤다.

하지만 상당수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환한 웃음을 짓곤 한다. 이를 적절히 이용할 경우 짧은 시간 내에 대박을 터뜨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 마케팅은 '폭염의 경제학'이니 '장마 경제학'으로 비유되곤 한다.

학계에서는 날씨정보의 경제적 활용가치가 연간 3조5000억~6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장마 기간 중 홈쇼핑 매출이 크게 늘고, 피자 판매는 30%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장마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든 때문이다.

기상학자와 경제학자들은 폭염 기간 에어컨 판매는 3배 이상, 맥주 출고량은 20~3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의 최대 수혜처로는 편의점이 꼽힌다. 날씨가 더울수록 편의점 매출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실제 편의점 매출은 온도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GS25가 지난해 일평균 기온과 고객 수 및 매출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기온이 1도 오르면 매장 방문 고객은 일평균 9명이 는다. 기온에 따라 고객 수가 증가하는 것은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때 아이스크림·음료수 등을 찾는 고객과 심야시간에 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또한 7∼8월은 항공업계의 최대 성수기다. 폭염을 피해 해외로 떠나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다양한 고객 유치전은 물론 '증편'까지 해놓은 상태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휴가철인 7∼8월이 비수기다. 지난해 현대차의 1∼8월 내수시장 월 판매량은 5만9000대에서 4만9000대로 소폭 감소하다 9월부터 다시 증가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잦고 많은 비는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올해엔 유난히 비가 많은 여름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장마철 산업활동 동향의 변동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폭우 때문에 농산물은 직격탄을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설재배 채소 및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형마트에서도 사기가 겁날 정도다.

폭우로 인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곳도 있다. 피서객 감소로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8% 늘었다.

이렇듯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나 신상품을 시중에 내놓을 때도 날씨정보를 활용한다면 보다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문제는 날씨 마케팅 전문가가 태부족하다는 점이다.

주먹구구식 날씨 마케팅은 비효율적인 판매전략으로 이어져 대거 손실을 본 곳도 비일비재하다. 날씨를 잘못 예측해 물건을 만들다보면 재고 수준을 뛰어넘어 폐기처분할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날씨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한 전문가 육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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