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또한 부품 교체 및 품질 관리 전담 조직 신설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많아 당분간 철도 이용객들의 불안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4월13일 발표한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 과제 36개를 추가했다. 지난 4월 마련된 46개의 추진 과제를 합치면, KTX 안전을 위한 추진 과제가 모두 82개로 늘었다.
이번에 추가된 대책의 핵심 내용은 KTX의 차량 고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현장에 품질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문제를 일으킨 부품을 조기에 모두 교체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철도 안전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관련 사고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KTX는 부품 노후화와 제작 결함, 철도공사의 정비·유지 보수 미흡 등이 원인이다.
실제 KTX 관련 고장 건수는 2009년 월평균 1.92건에서 올해 월평균 5.1건으로 치솟았다. KTX-1은 1999년 처음 들여온 뒤 5년 동안 시운전을 거쳐서 충분히 안정화시켰기 때문에 고장이 많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 부품이 노후화되고 교체 주기가 도래하며 고장이 잦아지고 있다. 2010년 이후 발생한 40건의 고장 가운데 80%가 부품 때문에 초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KTX-산천은 2010년 이후 발생한 고장 49건 가운데 48건이 제작사인 현대로템의 품질 관리 소홀로 인한 제작 결함이 원인이 됐다. 지난 4월 KTX 안전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14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 안전 대책이 단기간에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월에 나온 대책뿐 아니라 이번 추가 대책도 중·장기적이 계획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KTX 안전강화대책 점검반장을 맡고 있는 김기환 철도연구원 고속철도연구센터장은 "현재 단기간 끝낼 수 있는 일과 시간이 걸리는 과제를 분류하고 있다"며 "예산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내년으로 넘어가는 부분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X-1 열차의 냉각 송풍기 등 고장이 우려되는 부품 6종은 오는 9월까지 전량 교체하기로 해 69%의 교체율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KTX를 황악터널에서 멈춰서게 한 문제의 부품 등 5종은 내년 6월이 돼야 교체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환 센터장은 "전체 46편, 960량에 달하는 KTX-1의 부품을 일시에 다 바꾸긴 어렵다"며 "승객 수송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운행을 감축하며 교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이번처럼 터널에서 열차가 멈춰서고 한여름에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등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부품 고장은 철저한 정비를 통해 최대한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