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1호 고객으로 발급받는 등 녹색 생활실천 특화 카드로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포인트 적립 가맹점에 ‘주유소’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24일 환경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그린카드’는 환경부에서 국민의 녹색생활과 녹색소비를 지원하고자 내놓은 상품으로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SK카드, NH농협과 IBK기업은행 및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카드는 가정 내 수도,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절감 시 탄소포인트제를 적용해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대중교통 할인 및 전국 가맹점에서 카드 실적에 따라 최대 0.8% 포인트(에코머니)를 적립해주는 등 신용카드 포인트 제도를 활용했다.
이 가운데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얹어주는 서비스로 5개 가맹 업종 중 매월 가장 많이 쓴 곳 2개를 자동 선정해 기본 적립과 별도로 에코머니를 5배(최대 4%) 추가 적립해 주는 방식이 있다.
문제는 대형할인점, 백화점, 학원, 병의원 등 가맹 업종에 주유소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개별 자가용 이용을 늘려야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는 것으로 당초 탄소 절감이라는 도입 취지와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동안 출시됐던 녹색카드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뉴(NEW) 단디(DANDI) 카드’는 GS 칼텍스 주유소에서 리터당 60원 할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기업은행이 지난 2009년 6월 내놓은 ‘상쾌한 공기 로하스(Lohas) 카드’ 는 GS 칼텍스 주유소에서 리터당 40원의 캐시백 제공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 2008년 6월 출시한 ‘하이포인트(HI-POINT) 아름다운 그린카드’ 또한 현대오일뱅크 주유시 리터당 60원 적립, s-oil 주유시 리터당 60원 적립을 내걸고 있다. 이들 카드들은 모두 1일 1회, 월 4회, 회당 주유 이용금액 10만원 이내 등의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녹색카드들이 출시 취지와 맞지 않는 주유 혜택을 끼워넣은 데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여타 카드들보다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녹색 상품이나 녹색 소비에 익숙지 않은 환경 탓도 있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린카드가 혜택 면에서 다른 카드들과 경쟁해 승부를 볼 수는 없다"며 "백화점에서 친환경 상품을 많이 살수록 혜택을 많이 주는 등 특화 분야를 구체화해 점차 소비자들의 생활에 녹색 소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