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슈&진단 : 더 이상 '싸구려 중국'은 없다.

2011-07-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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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헌규 기자) 장수(江蘇)와 저장(浙江)성 지역 창장(長江)삼각주와 광둥(廣東)성의 주장(珠江)삼각주는 오랫동안 중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중국 수출의 메카’라든가 ‘제조 중심지’라는 말은 창장과 주장삼각주를 형용하는 또 다른 이름으로 굳어졌을 정도다.

요즘들어 창장과 주장 일대의 산업현장에 변혁의 바람이 태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중국 경제 구조개혁과 세계 경영환경의 새로운 조류에 따라 바로 이들 지역 제조 및 수출환경에 기업 생사를 좌우할 큰 변화가 불어닥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수출과 투자 대신 내수가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고에너지 환경오염 및 한계 기업을 과감히 도태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12.5규획(12차 5개년계획 2011~2015년) 원년인 올해들어 이런 정책에 한층 드라이브가 걸리고 있다.

이에따라 창장과 주장 두지역 산업현장에서는 각종 비용 급등에 놀란 기업들의 비명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격(원가) 경쟁력에서 한계상황에 노출된 중소기업들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마치 도미노와 같이 줄 도산 사태를 맞고 있다.

창장 지역의 간판 제조지역인 항저우. 이곳에 본사를 둔 항저우중처(中策)고무는 현재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및 자금 조달비용 상승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1년 7월중순 현재 "고무원료가격이 연초에 비해 30%나 올랐다"며 가격 경쟁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주장 지역의 대표적인 제조도시 둥관(東莞)의 사정은 이보다 더하다. 지난주 둥관 일대에는‘쑤이(素藝)’라는 대형 완구공장을 운영하던 한국인 기업가가 원가 상승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야반도주했다는 달갑지 않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현지 신문들은 주장 삼각주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원자재가격과 인건비등 각종 기업비용 상승과 위안화 절상 등의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줄줄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창장 주장 가릴 것없이 강력한 브랜드나 핵심기술이 없는 기업들은 불과 수개월 앞을 기약할 수 없을 만큼 기업 경영에 암담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어려움이 경제 및 산업구조를 개혁하는데 불가피한 진통이라며 눈하나 꿈쩍 않고 있다. .

중국 당국은 오히려 노동집약형 단순가공 수출 기업의 도태를 촉진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다. 사양산업이 됐든 , 기술과 자금 조달능력이 부족하든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는 인식이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과 구조개혁 정책이 먹혀들면서 점차 수출현장에서는 예전에 없던 특기할만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수출물량의 증가폭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반면 수출제품의 평균 가격은 10.2% 상승했다.

정황적으로 중국상품의 품질과 중국 수출의 내용이 개선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인 셈이다. 값싼 제품을 물량위주로 밀어내기하는 '박리 다매형 저부가 수출'이 아니라 일정정도 품질을 높여 '중국제조'에 제값을 매기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지금 창장과 주장 공단에서 진행되는 한계기업의 도태는 중국제품이 싸구려라는 오명을 벗고 선진 제품으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진통일수 있다.

혹독한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중국기업들은 가공할 경쟁력을 갖고 세계 시장을 누빌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 ‘싸구려 중국’이 자취를 감추고 지구촌 소비자들이 '중국제조'에 제 값을 쳐줘야 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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