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했다고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하원 사무처를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개정안에는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자에게 성 호르몬 억제제를 주사해 성욕을 제거하는 화학적 거세를 실시할 것을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법률 개정안을 낸 취지와 관련 "아동의 성적 불가침성을 침해하는 잔인한 범죄에 대한 대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법률안은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자에게 의학적 강제 조치(화학적 거세)를 적용하기 위한 특수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정신감정 위원회의 결정에 근거한 법원의 판결로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법률안은 또 성범죄자 본인의 희망에 따라 화학적 거세를 포함한 예방 약물 투여 조치를 취하는 절차도 규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앞서 5월 "아동 대상 성범죄의 처벌은 가능한 엄격해야 한다"며 "범죄자에게 호르몬 작용을 차단하는 주사제를 투여하는 의학적 조치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관계기관에) 논의토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친(親) 크렘린계 '정의 러시아당' 소속의 한 의원도 앞서 4일 출소를 앞둔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는 법률안을 하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같은 화학적 거세 법률안은 러시아에서 아동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제출됐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미성년 대상 성범죄가 9천500건이나 발생했다. 또 최근 7년 사이 아동 성범죄가 30배나 증가했으며, 97%의 아동 성범죄자가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