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STX 부회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 인수 참여 검토에 대해 “대우건설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합리적인 재무 계획이 가지고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STX는 해운과 조선 의존도가 90%인데 리스크가 있는 만큼 오래전부터 이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시너지 효과에서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M&A)에 성공할 때 그 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우선이지, 시너지 효과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하이닉스에 대해 그동안 ‘골칫덩어리’라는 등의 편견이 있어왔는데 오너가 없이도 제품 경쟁력은 삼성과의 격차를 6개월 정도로 줄였고, 가격 경쟁력도 상당부분 개선됐다“며 ”확고한 오너십으로 신속할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무리한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고, ”우리의 원칙“에 맞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인수에 적극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 원칙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조건과 차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자금조달, 공동투자 파트너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조건 등을 들었다.
이 부회장은 ”오늘 기준으로 보면 대략적으로 인수에 2조4천억원 가량이 드는데, STX가 경영권을 갖는 범위 내에서 중동 펀드와 약 50%씩 투자하고, 현금성 자산 및 처분 가능한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입을 통한 인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매각 가능한 우량 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STX는 현재 약 3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으며, 인수를 추진하게 될 경우 지주사가 주체가 될 예정이다.
중동 국부펀드에 대해서는 ”이미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펀드“라고 소개하며 ”인수의향서 제출 이후 빠른 시일내에 디테일하게 밝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 후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해서는 ”실사 과정에서 판단할 사항“이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의구심이 실사에서 해소되면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프리미엄까지 주면서까지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된다면 충분히 시장을 설득할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SK의 인수 참여에 대해서는 ”우리의 원칙을 지켜갈 뿐 경쟁자는 의식하지 않는다면서 “SK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또 그렇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