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체 성장세 마이너스 기록할 가능성 높아
-중국 자동차 시장 성숙단계에 올라서는 조정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이 지난 4,5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는 등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 30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777만9700대, 791만62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9%, 4.06%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 상반기 자동차 시장 성장세는 5%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치루이(奇瑞) 자동차는 올해 1~5월 겨우 27만대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올해 매출 목표인 80만대의 34%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중국 대표적인 토종 전기자동차 브랜드인 비야디(比亞迪 BYD) 1~5월 매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21.2% 떨어져 20만대에 그쳤다. 두 업체 모두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반면 중국 내 합자 자동차 업체의 실적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상하이 폴크스바겐의 경우 1~5월 매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나 47.9%에 달했다. 올해 판매 목표인 120만대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치 폴크스바겐도 1~5월 38만7000대를 판매해 올해 목표 판매수인 100만대의 40%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판매 목표를 72만대로 잡은 베이징 현대차도 1~5월 총 30만8000대 판매고를 기록해 전체 목표량의 43%를 채웠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제 중국 자동차 시장 황금기의 종언을 예고하기도 했다.
둥양(董揚)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2개월 연속 중국 자동차 생산 매출량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2년 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 자동차 시장 황금기도 이제 막바지에 달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둥 회장은 “정부의 정책은 자동차 시장에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며 “현재 각종 자동차 소비 규제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숨통을 조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업계 전체에 만연한 상태다.
라오다(饒達) 중국 승용차정보연석회 회장은 “하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자동차 시장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에서 자동차 시장 장려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 이를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고 여전히 1인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중국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41대로, 미국 961대, 한국 355대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 승용차 판매량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은 시장수요 감소 외에도 일본계 업체 감산, 유류값 급등, 관용차 개혁 등 단기적 요소가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의 위축세를 일종의 숨고르기 단계로 보기도 했다. 이들은 향후 시장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자동차 기업만 살아남아 중국 자동차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