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KDI스쿨 이사회가 29일 이사회를 열어 교명변경을 상정하려던 계획이 일정상의 이유로 연기된 가운데 공공부문 재직자가 대부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통과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KDI 안팎의 전언이다.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G20(주요20개국) 체제를 영속화시키려면 발빠른 의제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같은 작업을 주도할 대학원 신설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KDI스쿨을 비롯한 각 대학들에 의사를 타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기존 대학원 외에 신규로 대학원이 신설될 경우 예산 등의 지원소요가 만만치 않아 기존 공무원들과 국내 거주 외국인들 위주로 운영돼 온 KDI스쿨에 무게를 뒀다.
앞서 남상우 KDI스쿨 원장은 지난 10일 재학생 및 동문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같은 방침을 전달하고, G20(주요 20개국) 개발의제와 관련한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명변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바 있다.
실제 KDI스쿨이 G20으로 교명을 변경하게 되면 세계 유일의 이니셔티브를 가진 대학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 간 벌였던 '환율전쟁'이 지난해 G20 서울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연착륙되긴 했지만, 올해 파리 회의에서도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면서 향후에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정책개발의 중요성이 커져 왔다.
KDI 관계자는 "격변하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교명변경은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선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원창설 40주년을 맞은 현오석 KDI 원장(KDI스쿨 총장)은 최근 연구 및 경영조직개편을 통해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와 같은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능과 조직을 국제상황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며 국내 최고 싱크탱크로서의 역할변화를 주문했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G20 체제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는 점은 동문 및 재학생들의 교명변경 반대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MBA(국제경영대학원) 위주의 학제 개편과 영속성 등에 대한 혼란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KDI스쿨 동문은 "한국이 G20 회의를 개최한 국가이긴 하나, 'G7' 등이 이같은 틀을 계속 유지해 줄지는 낙관할 수 없다"며 "이사회가 이 모든 사항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교명변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