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된 문방위 전체회의는 여야 간 대치속에 40여분 늦게 시작됐다.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 한나라당은 “오늘(22일) 표결처리 하거나, 24일 전체회의에서 표결처리를 약속하라”고 요구했고, 민주당은 “충분한 검증과정과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야는 회의는 초반부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방위 간사인 김재윤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문방위원장 자리를 에워싸고 수신료 인상안의 ‘기습 상정.처리’ 가능성에 대비했다.
김 의원은 “다른 법안에 대한 논의는 동의하지만, (오늘 상정할 안건에) 수신료 인상안을 빼달라”며 “수신료 문제는 여야 간사가 좀더 협의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한선교 의원은 “합의 안한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소속 전재희 문방위원장의 회의 자료와 마이크, 의사봉을 빼앗았고, 한선교.김재윤 의원의 밀고 당기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 위원장은 수신료 인상안을 포함한 26건의 안건을 전격 상정했다.
의사봉을 빼앗긴 전 위원장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3차례 두드렸고, 물리적 마찰이 지속되자 “잡지 말라. 더 잡으면 용서하지 않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날치기 하려는 것 아니냐”, “법안소위에서 날치기 처리된 안건”이라고 따졌고,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도 회의장을 찾아 전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이후 여야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둘러싼 논쟁을 이어갔다.
한선교 의원은 “언제 표결을 하겠다는데 대한 합의서를 써야 합의된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KBS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한 여야 논의가 없었으므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합의서를 써달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