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배타적 사용권 1년으로 늘려야"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증권·운용사가 독창적인 상품을 출시할 경우 일정기간 상품판매 독점권을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까지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초기 마케팅 기간을 감안하면 경쟁사에서 유사 상품을 금방 내놓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가 전신인 증권업협회·자산운용협회를 통합한 이후 부여한 배타적 사용권은 2009년 2건, 2010년 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전일까지는 2건이었다.

2009년 11월 부여한 드림자산운용 '드림 Trend Following 글로벌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은 1개월이 부여됐다. 기간이 가장 긴 우리자산운용 '우리 KOSEF 통안채 ETF'도 2010년 3개월을 받았다.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한 2건도 모두 3개월이다. 나머지는 모두 2개월이 부여됐다.

배타적 사용권은 업계에서 개발한 창의적인 서비스와 상품에 독점권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협회는 이를 최대 6개월까지만 부여하고 있다.

업계는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하는 기간이 마케팅을 위한 홍보에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3개월 내외면 경쟁사가 얼마든지 유사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운용 관계자는 "상품 개발에 1~2개월을 쓴 뒤 많아야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받는데 마케팅을 하다보면 이 기간은 금새 지나간다"며 "투자자가 인지할 쯤이면 경쟁사에서 유사 상품을 충분히 만들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B운용 관계자는 "최대로 잡은 6개월도 짧다"며 "실제로는 상품 독창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아 1~2개월 정도만 부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기종료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상품은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쓰던 방식을 가져온 만큼 알리는 데만 1~3개월이 필요했다"며 "독점권을 3개월 이하로만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투협이 증권협·운용협을 통합하기 전까지는 배타적 사용권을 최대 1년까지 부여하기도 했다. 통합 이후 6개월로 단축됐다.

금투협은 현재 기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은 외부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모아 기간을 정한다"며 "대부분 유사 상품이 출시된 상황이라 길게 주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사에서 마케팅 기간은 2차적인 문제"라며 "유사 상품이 투자자에게 익숙한지도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