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우리 기자)‘짝퉁의 천국’인 중국에서 최근에는 가짜그림 까지도 고가 예술품 반열에 들며 호황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청스콰이바오(城市快報) 20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명화가인 허자잉(何家英)의 그림 '여일(麗日)'이 경매 낙찰가 780만위안(한화 약 13억원)에 팔린 뒤 고가의 모사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이바오왕(淘寶網)에서 명화 모조품을 판매하는 한 관계자는 “여일은 없어서 못팔지경”이라며 “가격은 4만위안에 절충가능하지만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톈진(天津)의 또 다른 상점 주인은 한 폭당 최소 1만 2000위안의 가격을 제시했다.
화가들은 “명화 모조는 이미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을 모조하는 것은 톈진 지하산업 중 비교적 발달된 산업”이라며 “‘톈진표’ 모조품은 국내 시장에서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들 모조품 제작 업체들은 그림 담당, 시 담당, 판매 담당 등 분업이 확실하고 매우 전문화 되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업계 인사는 “대부분 미술 전공 학생들에게 그림을 의뢰하고 필요할 경우 유명 화가 제자들에게 연락하기도 한다”며 “일부 학생들은 졸업 후 학교나 학원 근처에 거처를 마련하고 모조그림을 그리거나 심지어 이를 직업으로 삼아 폭리를 취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가짜 그림만 전문으로 그리는 한 화가는 “분명히 가짜 그림으로 예전에는 헐 값에 팔았는데 요즘에는 경매 회사에 팔면 이들 업체에서 화가 및 전문가에게 감정을 받고 진품으로 팔린다”고 의아함을 나타냈다.
이 화가는 또 베이징(北京)의 유명 경매 회사들은 경매 전 매번 자신을 찾아 그림을 문의하고 이렇게 돈을 번다고 말했다.
모 경매회사는 그러나 “경매법에 우리가 내놓은 경매품이 100% 진품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우리는 가능한 최대한의 정보만을 제공할 뿐 진품 여부는 보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훙펑(何紅鋒) 난카이(南開)대학 법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경매법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며 “위탁인, 경매인은 경매 전 경매품의 진위 및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고 밝히며 진품 담보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그림 모조는 작가의 저작권과 명예권을 침범하는 행위이며 제대로된 법률 마련으로 경매회사들의 무책임한 행위가 근절되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