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무엇보다 고객을 수익 모델로 여기지 않고 동반자로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이끌 수신기반 영업모델을 세워가는 조치상 반포지점장의 영업철학이다.
이 가운데 1470억원이 개인 수신으로 전체 산업은행 지점 중 6위권의 성적이다. 개인고객 1800명 가운데 800명이 프라이빗뱅킹(PB) 거래를 하는 고액 자산가다.
그는 모두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을 때 은행 간 영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강남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산업은행 민영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조 지점장은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조 지점장은 “국책은행이라는 안정성과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 등이 어우러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연초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 자금이 풍부했던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점 당시 연간 목표가 수신 잔액 1500억원 돌파였지만 이미 뛰어넘었다”며 “이제는 당초 목표의 2배에 달하는 실적도 넘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1954년 설립 후 57년 동안 기업금융에 주력해 왔던 산업은행이 단기간에 수익구조 개편과 체질개선을 이루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 지점장이 수신기반 확충을 위한 선구자로 나선 것이다.
그는 "산업은행은 원금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절대 망하지 않는 은행이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데 주력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액 자산을 보유한 중장년층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반포지점이 입주해 있는 반포 레미안 퍼스티지 중앙상가는 간판을 설치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조 지점장은 “직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은행과 상품을 알렸다”며 “발로 뛰니 국책은행이나 후발 주자라는 약점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고객을 수익 모델로 여기지 않고 동반자로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다 보면 영업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평소의 영업철학을 내비쳤다.
그는 “수신 잔액을 늘리는 것은 민영화의 문제를 떠나 금융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국책은행이라고 수신기반 없이 채권 발행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