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장은 대통령실을 대표하는 직위로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정수행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 달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6·2지방선거 참패로 침체됐던 여권의 진용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현 정부 세 번째 대통령실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3선 국회의원(16~18대)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대선후보 및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임 실장은 초대 류우익(1950년생), 2대 정정길(42년생) 실장과 달리 50대(56년생)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실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앞서 2008년 2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초대 류 실장은 이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린 최측근 인사였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 등으로 이 대통령이 두 차례나 대국민사과를 하는 위기에 부딪히면서 취임 넉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때문에 대통령학과 리더십, 조직관리 등의 전문가인 2대 정 실장에겐 청와대 내 권한 분산과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통해 집권 첫 해 혼란상을 정리하고 국정운영의 안정을 되찾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불통(不通) 정부”란 세간의 비판은 계속됐고 이는 다시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3대 임 실장의 발탁은 비록 지난해 ‘8·8개각’ 과정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현 한나라당 의원)가 낙마하며 빛이 바래긴 했지만 당시 ‘세대교체’라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되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친박(친 박근혜)계와의 소통강화 노력은 여당 내 고질적 계파 갈등을 상당 부분 봉합하고 이 대통령 임기 후반기 정치지형을 안정시키는데 일조했다. 당·정·청 9인 회동과 청와대 5인 회의 등을 통해 국정전반에 걸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여권 안팎의 평가다.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핵심기조로 내세운 ‘공정사회’의 개념도 임 실장이 처음 발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1월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와 4·27 분당을 재보선 패배에 때한 책임론으로 교체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은 여전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임 실장도 지난 9일 내년 19대 총선 불출마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임기 말까지 ‘주군’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위한 조력자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