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심사 강화와 가계부채 증가가 맞물리며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소극적인 탓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상품 출시에 급급해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시된 햇살론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총 대출 건수 17만8434건(누적)에 잔액 1조609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간 판매 실적은 2만5703건에 잔액 2236억원에 그치고 있다.
출시 후 한 달만에 6만 건에 넘고 대출 잔액이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초반에는 조기 소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이제 찬밥신세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당국이 부진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저축은행의 경우 햇살론에 대한 연체이자율이 제각각이다. 햇살론 출시 당시 당국은 각 회사별로 최고 25%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결정하라는 입장에서 일정한 연체이자율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각 저축은행마다 아예 연체이자율이 없거나 최고 25%까지 제각각이어서 대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공익성 측면에서 연체이자를 받지 않고 있으며 제일저축은행은 1개월 이하 23%에서부터 3개월 이상 25%를 받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1개월 이하가 10%, 3개월 이상이 12%다.
금감원 관계자는 "햇살론도 하나의 금융상품이라 상환과 관련해서만 규제한다는 게 방침"이라며 "그 외에는 각 회사에서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높은 이자율 때문에 대출 받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금융기관이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로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햇살론은 신용등급 6~10등급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연체에 대한 잠재 리스크가 커 금융회사들이 취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자 대출 금지, 신용등급에 따른 소득대비 채무상환 비율 50~60% 이내 제한 등 여신심사 기준을 강화한 것도 햇살론 부진에 한 몫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대부업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을 끌어안겠다던 햇살론은 말뿐"이라며 "햇살론을 통한 제대로 된 서민금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