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사' 조직, 독립성 확보…"더 강해진다"

2011-06-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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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조직으로 내부 간섭 최소화<br/>-'감사조직'발 쇄신 전 계열사로 이어질 듯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내 감사조직과 체계에 변화를 예고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7일 삼성테크윈 경영진단(감사) 보고를 들은 후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에게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질책하고 "앞으로의 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우수한 감사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감사 책임자의 직급도 높이고 인력 충원 및 자질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감사팀을 회사 내부에서 완전히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삼성테크윈 내부의 부정이 적발되자 이에 대해 강도높은 질책을 하고 '깨끗한 삼성 조직문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의 감사조직의 전면 개편이 예고된다.

계열사 감사의 실효성에 대한 질책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존 감사업무를 진행해온 조직의 쇄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감사는 내부의 감사팀과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으로 이원화돼 진행된다. 이번 삼성테크윈의 부정적발은 미래전략실에 의해 이뤄졌다.

계열사 자체 감사팀의 감사가 제대로 진행됐다면 부정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때문에 각 계열사 별로 마련된 감사업무 조직의 이관 및 위상 강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 계열사의 감사팀은 대체로 경영지원실 산하에 소속됐다. 감사의 대상이 상급부서이다보니 해당 조직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가 쉽지 않았다. 이에 삼성은 계열사 감사팀을 내부조직에서 독립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 관계자는 "각 계열사 감사팀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개편하면 사내 조직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상급 부서가 없는 별도의 조직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책임자의 직급도 상향조정한다. 기존 계열사의 감사 책임자는 대체로 상무·전무 급이 담당했다. 직급이 높은 인사에 대한 감사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사장급 이상이 해당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존 감사 조직의 구성원들에 대한 인적쇄신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도 대규모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팀장의 직급을 높이기로 한만큼 현재 팀장인 이영호 전무보다 직급이 높은 책임자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 조직 내 인력 충원 및 우수인재 확보도 예고됐다. 온정주의로 인해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된 만큼 외부의 감사업무에 적합한 인재 영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감사조직 쇄신을 계기로 미래전략실 및 주요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인사도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젊은 조직'을 제시하며 올해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아울러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팀장을 각각 삼성물산(건설부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임명했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는 문책의 성격을 띤 인사다.

삼성 계열사의 한 간부급 인사는 "이 고문 등이 문책적 인사의 대상이 됐지만 여전히 이들과 가까운 인사들이 여전히 미래전략실 등 요직에 상당수 포진해 있다"며 "지난해 이 회장이 밝힌 것처럼 젊은 인재들의 중용 및 과거 청산을 위해 이번 감사조직 쇄신을 시작으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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