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지금은 이들에게 어떤 비리가 있다고 확정하는 단계가 아니라 여러 의혹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3.8면>
이 관계자는 “(정권 말기의 권력형 게이트 성격이 짙어) 적어도 7월말까지는 가야 기본적인 수사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우선 도피 중인 박태규(72), 이철수(52)씨 등 부산·삼화저축은행 로비스트들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검 등은 이들이 현정권 고위층과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과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의혹이 제기된 국회의원은 물론 친인척 등의 저축은행 예금이나 인출 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등 저인망식 수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 등이 김광수(54)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차관보급)에게 최근 5년 동안 설·추석 명절마다 2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떡값 명목으로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김 원장이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한 지난 2008년 9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 노상에서 김 원장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받았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누적된 부실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당시 한나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던 김 원장을 찾아가 구명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모두 4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