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이재연 연구위원은 ‘은행 수수료 현실화에 따른 경제적 취약계층 부담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의 서비스 수수료 현실화에 따라 저소득자, 고령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 향상,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안정화 및 저비용 서비스전달채널 사용 유도 등의 필요성이 제기돼 2001년부터 창구,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 관련 수수료를 인상하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신설하는 등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현실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 수수료 현실화가 고객의 저비용수단 사용 유도에는 어느 정도 기여하나 수익구조 및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입출금거래 건수 기준으로 서비스 비용이 높은 창구이용 비중은 2005년 말 26.3%에서 지난해 말 14.4%로 줄어들었으나 자동입출금(CD/ATM)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전달채널 비중은 57.8%에서 69.8%로 확대됐다.
반면 수수료 수익은 2001년 말 2조9000억원에서 2009년 말 5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수수료 수익을 이자순수익과 수수료이익의 합으로 나눈 비율은 14.1%에서 17.5%로 3.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수수료 현실화 과정에서 송금, 인출 등의 대고객서비스에 대해 우량고객 확보 차원에서 고객들의 은행 수익 기여도를 평가해 수수료를 차등 부과함에 따라 경제적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등급이 높은 집단의 경우 적은 수수료를 물거나 특정 상품에 대해 면제를 받는 반면 수수료가 가장 낮은 인터넷뱅킹도 이용하기 어려운 경제적 취약계층의 경우 수익기여도가 낮아 수수료를 면제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과 호주 등에서는 저소득자 대상으로 저비용 예금계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도 저소득자, 고령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해 송금, 인출 등 기본적인 지불결제관련 서비스를 일정 횟수만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예금계좌 등 이들을 배려하는 금융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최근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사회 전 분야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이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이들을 배려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