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연극 '키친'이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주방을 통해 인간사회를 담아내는 연극 두 편이 공연 중이다. 국립극단의 연극 ‘키친’과 극단 신낭만스테이션84의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가 각기 다른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관객과 만나고 있다.
스토리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이 두 연극은 모두 식당을 통해 인생의 축소판을 암시하고 있다. 두 작품 속의 배경은 그저 ‘요리하는 공간’이 아닌 인간사에 대한 의미와 뜻을 담고 있는 ‘밀도 높은 공간’인 것이다.
연극 ‘키친’은 레스토랑의 주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구현되는 시청각적 연극이다. 그리고 철저한 팀플레이 연극이다. 살아있는 주방의 생생한 묘사와 리드미컬한 전개를 통해 ‘연극은 공동작업’이라는 기본 명제를 충실히 보여준다.
이 작품 속 주방은 위대한 일상의 공간이자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곳이다. 주방은 곧 ‘세상의 축소판’인 것이다.
‘키친’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하는 행위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 우정, 오해, 갈등, 화해라는 삶의 일상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삶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을 위트있고, 진실하게 관객에게 던진다.
작품은 주방에 모인 사람들이 지닌 각기 다른 국가, 나이, 환경, 성별을 통해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사회와 인간을 이야기 한다. 주방에는 국가, 인종, 나이를 뛰어 넘어 ‘새로운 사회’가 존재한다.
아놀드 웨스커는 자신이 레스토랑 요리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생생한 현장감, 사실적 묘사와 더불어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인생에 대한 고민을 주방에서 찾고 있는 연극이 하나 더 있다.
극단 신낭만스테이션84의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가 5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몇 달째 파리만 날리는 레스토랑 ‘서양식당 마이웨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손님 없는 레스토랑을 웃음으로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극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엉망진창인 레스토랑에서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이 작품은 입시와 취업, 승진, 명예퇴직 등 숨 막히는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국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식당’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면들을 보여준다. 꿈을 잃고 살아가던 현대인들이 희망을 찾아 나선 여정을 통쾌한 웃음과 함께 훈훈하게 그려낸다.
작품에서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식당’은 더 이상 밥만 먹는 장소가 아니다. 누군가가 가고 싶어하는 길이자 새로운 시작점인 것이다.
연출가 박현향은 “식당은 누군가의 꿈이고 도전이다”며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의 탄생이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극단 신낭만스테이션84의 연극 '서양식단 마이웨이'가 5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