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라디오방송인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자신을 초청한 브라질을 신흥국 순방 첫 목적지로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순방은 자신이 IMF 총재를 유럽인이 독식해온 데 대한 신흥국의 불만과 신흥국의 경제적 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이날 밤 브라질로 출발, 하루 일정으로 귀도 만테가 재무장관, 안토니오 패트리오타 외무장관, 알렉산드레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를 만날 예정이다. 이후에는 중동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라가르드의 중동 방문은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중동의 민주화를 위해 IMF가 이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지난 26~27일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민주화에 성공한 이집트와 튀니지에 오는 2013년까지 IMF 등을 통해 2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라가르드는 지난주 WSJ와의 회견에서 신흥국 순방에서 브라질과 중국, 인도를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꼽았던 만큼 중동지역을 돌아본 뒤에는 중국과 인도도 방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라가르드의 신흥국 순방 비용은 프랑스 정부가 부담할 방침이라고 프랑스 정부 관리가 확인했다.
앞서 라가르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기소돼 사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의 뒤를 잇는 차기 IMF 총재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IMF 총재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미국, 유럽국가들이 지원하는 라가르드와 멕시코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중앙은행 총재 등 2명이다. 카르스텐스도 다음달 1일 브라질을 방문, 만테가 장관과 톰비니 총재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라가르드가 IMF 총재로 선임되려면 단일 국가로서는 IMF 내 영향력이 가장 큰 미국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G8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마음이 라가르드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지난 26일 파리에서 가진 회견에서 라가르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다만 미국은 라가르드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 표명은 유보하고 있는데, 이는 신흥국들에 대한 설득과 조정에 노력을 기울이며 최대한 다수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한 후보를 새 IMF 총재로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