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먼-20일 김정일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북한과 중국의 최북단 국경지대인 남양-투먼 루트로 20일 새벽(현지시각) 중국땅에 도착했다. 투먼 루트는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6번의 방중 과정에서 중국 국경으로 넘어올 때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길이다. 투먼은 중국이 추진중인 창지투(長吉圖, 창춘-지린-투먼)의 핵심지역이다. 이 곳을 통해 동북3성과 네이멍구(內蒙古)의 자원이나 농산물을 북한의 나진항으로 보내 중국의 남부지역으로 보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창지투의 핵심지역을 방중 시작점으로 잡아 이 곳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무단장-김 위원장 일행은 20일 오전 9시께 무단장 역에 도착한 뒤 베이산(北山)에 있는 김일성 혁명 열사탑을 참배했다. 이후 일행은 오후4시께 징보후(鏡泊湖,경박호)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5시쯤에 무단장의 한 호텔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징보후는 화산폭발로 이뤄진 풍광이 뛰어난 호수로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과 관련이 있어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귀국길에 무단장을 찾았을 때에도 방문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3대세습을 계획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김일성 전 주석의 유적지를 자주 들러 세습의 명분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창춘-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0일 오후 9시께 무단장역을 출발해 하얼빈을 무정차 경유해 이튿날인 21일 오전 8시께 창춘역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이치(一汽)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뒤 오전 11시40분께 숙소인 난후(南湖)호텔에 도착했다. 이치 자동차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업체로, 지난해 8월 창춘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이 이 공장을 시찰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창춘은 동북3성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며, 또한 자동차공장은 일자리창출효과가 크고 경제파급효과가 큰 만큼 김 위원장이 북한의 산업화를 중시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목적의 상당부분이 경협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상하이(?)-양저우는 상하이(上海)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김 위원장이 양저우에 가는 만큼 인근에 있는 상하이도 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상업도시로서 김위원장이 2001년 방문해 그 발전상을 보고 “천지개벽”이라며 놀라워했었다. 2001년 이후 10년동안 상하이는 또다른 모습으로 변모한 만큼 이번에도 상하이에 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위원장이 상하이를 방문한다면 이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개방을 꾀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국제무대에 알릴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선전(深천<土+川>)이나 광저우(廣州)방문도 예상해볼 수 있다.
◆베이징(?)-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의해 이뤄진 것인 만큼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현재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베이징으로 돌아온 이후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들어간다면 9명의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체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북중경협은 물론, 6자회담개최문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 북한 권력승계에 대한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둥(?)-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의 시작점을 투먼으로 택한 만큼 돌아가는 길은 '단둥(丹東)-신의주'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8일에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의 황금평을 중국 주도로 임가공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황금평 개발은 나선항 특구 개발과 함께 북중 경협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직 1주일여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만약 김 위원장의 일정이 길어진다면 황금평 착공식에 맞춰 귀국일정을 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김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한다면 북중경협 차원에서 큰 의미를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