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조성 등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데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대상지 결정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 선정 문제로, 탈락 지역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이를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재배치 논란이 점화됐기 때문이다.
1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지방으로 이전해야 하는 대상 공공기관은 총 148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2년이면 공공기관 이전이 모두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이전 사업 추진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100개 중 청사를 새로 지어야 하는 기관 중 청사 착공에 들어간 기관은 9곳에 불과하다. 부산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대한주택보증 등 6개 기관이 단일 건물인 부산합동청사에 입주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착공한 건물은 단 4곳 뿐이다.
이전 비용 마련을 위한 종전부동산(이전 대상 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매각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117곳 중 이달 현재까지 팔린 것은 17곳에 불과하다. 올해도 단 3곳 매각에 그치고 있다.
아직 이전 대상 지역이 확정되지 못한 한국정보문화진흥원도 문제다. 조직이 통합되면서 LH와 마찬가지로 두 곳 중 한 곳을 정해야 하지만 지역간 경쟁이 치열하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쉽사리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LH도 논란 끝에 진주로 이전하는 것으로 이날 공식 발표가 됐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LH 본사가 진주로 가는 대신 국민연금공단(당초 진주 예정)이 전주로 가게 됨녀서 전북도민들과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진주 역시 LH 본사가 오기는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이 전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과학벨트가 대전 대덕지구로 확정되면서 호남과 영남 모두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정부가 화난 민심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가 균형발전과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공공기관 이전 계획도 바뀔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