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시장 노리는 석유화학社들

2011-05-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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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화학기업들이 ‘블루골드’로 불리는 물시장의 선점을 위한 기술경쟁에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나 2차전지처럼 수처리 사업에서 핵심소재인 정수필터 사업을 각 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이 도맡은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코오롱, 웅진 등 물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그룹들은 최근 화학계열사를 통해 멤브레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멤브레인은 물이나 공기 중에 포함된 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필터를 의미한다.

멤브레인은 필터성능에 따라 단계적으로 마이크로필터(MF), 울트라필터(UF), 나노필터(NF), 역삼투필터(RO)로 분류된다. RO가 물 분자까지 분해하며 가장 미세하게 걸러낼 수 있지만 대신 단가가 높다. 국내에선 웅진케미칼이 유일하게 RO를 만들고 있다.

국내 필터사업 선두 기업인 웅진케미칼은 RO분야에서도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필터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코오롱은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MF를 개발 중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작년 영등포 정수장에 MF를 적용해 시범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멤브레인 사업 진출을 결정한 제일모직은 UF와 MF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화학기업들이 멤브레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존 화학소재 개발 기술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멤브레인은 화학물질로 코팅처리를 하는 등 화학소재를 만드는 기술과 유사해 화학소재사업을 해온 업체들은 진출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터막에 미세한 성분을 걸러내기 위한 공기구멍을 내면서 부서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는 등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고 부연했다.

필터 사업은 수처리공정의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부분이지만 수처리 플랜트 사업 등에 비해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전체 수처리 플랜트에서 필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핵심소재인 만큼 품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까다롭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플랜트에 몇백억을 썼는데 필터는 당연히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써야 한다”며 “공증받은 제품만이 세계에서 통용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같은 필터 사업은 국내에서는 아직 수처리산업이 시작단계인 만큼 단기적으로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물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필터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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