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는 9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중동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왕 부총리는 이날 미 공영방송인 PBS의 대담 프로그램인 찰리로즈쇼에 출연, 미국이 중국을 인식하는 경향이 "단순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함께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왕 부총리는 중국 고위관리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미국 매체들이 중국에 대해 많은 신경을 기울이지 않으면서도 종종 중국문제를 다룰 때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중국 내의 이른바 민주화 시위에 대한 탄압을 주로 보도하는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총리는 "고대 문명을 자랑하고 아시아적 문화가 강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세계 제1의 슈퍼파워지만 미국민들은 매우 단순하다"고 지적한 뒤 "미국인들에게 이해하려는 외국 국가를 선택하라고 하면 우선 유럽국가를 택할 것이고, 그 다음은 남미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총리는 또 "미국과 중국 간 경제관계가 정치화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우려한 뒤 "경제적 이슈가 정치화할 경우 이는 더이상 경제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제문제를 정치적 시각에서 분리해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함께 출연한 왕 부총리는 현안인 위안화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환율 문제는 매우 단순한 이슈"라고 규정한 뒤 "미국인들은 중국의 무역흑자가 모두 환율 조작으로 초래한 것이라고 믿는 것 같지만 사실 이는 매우 정치적인 논란이며, 환율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이트너 장관은 "왕 부총리가 경제문제를 단순히 환율의 시각에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옳다"면서도 "중국은 환율을 지속적으로 절상하는 것이 중요하며, 절상속도도 빨랐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우리는 서로 다른 정치적 전통을 갖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중국 측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관심사를 이번 대화를 통해 전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왕 부총리는 중국이 당면한 가장 큰 현안으로 인플레이션을 거론하면서 "이를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경제 구조조정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