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분양 주택 감소는 대부분 지방에 쏠려 있다. 수도권도 줄기는 했지만 가구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반면 거래가 급감하는 등 주택 시장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분양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주택시장에 '온기'는 아직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7만7572가구에 이른다. 지난 2007년 4월의 7만3393가구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7년 4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3392가구로 전국 미분양의 4.6%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2008년에 16.3%로 상승했으며 2009년 12월 20.8%, 2010년 12월 33.2%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지난 3월에는 수도권 미분양이 전체의 34.9%를 차지하고 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7년 4월 준공후 미분양은 전국적으로 1만2606가구였지만, 지난 3월 말에는 4만1890가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수도권 지역 비율이 54%에 달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은 "수도권에는 잘 팔리지 않는 중대형 중심의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주택 시장도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중대형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일 리츠(부동산투자회사)나 펀드, 신탁회사 등이 수도권 미분양 주택에 투자하면 지방과 동일하게 세제혜택(종부세 비과세, 법인세 추가과세 배제)을 오는 2012년 말까지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리츠 등은 미분양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이를 투자자에게 배당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미분양 주택에 투자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미분양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도 쉽게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남아 있는 수도권 미분양은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 모두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