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모르쇠' 일관에 대우자판 공중분해 위기

2011-04-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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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이규진 기자)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를 진행 중인 대우자동차판매가 공중 분해될 처지에 놓였다.

워크아웃 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 채권자들이 법적 수단인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권단과 대우차판매의 기업분할 방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반 채권자를 배려하지 않은 채권단의 일방적인 태도가 화를 불렀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판매는 회사를 자동차판매부문, 건설부문, 송도개발부문 등 3개로 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비협약 채권자는 지난 20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이를 부결시켰다.

채권단과 대우차판매가 제시한 채무이전 및 상환 계획이 불합리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대우차판매는 전체 채무의 72%를 송도개발부문에 이전하고 나머지를 자동차판매부문(15%)과 건설부문(13%)에 넘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른 2개 법인과 달리 송도개발부문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도산 가능성이 높아 당초 채무이전 계획이 실행될 경우 투자액의 70% 이상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또 자동차판매부문과 건설부문의 채무는 내년부터 5년간 분할상환키로 했지만 송도개발부문은 오는 2013년까지 아무런 채무상환 계획이 없다.

대우차판매 회사채에 투자했던 한 기관투자자는 “기업분할을 하면서 법인 간에 연대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니 송도개발이 물거품이 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처지”라며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채권단은 대우차판매 전체 자산의 80% 이상을 담보로 잡고 있어 워크아웃 계획이 무산되고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돼도 채권 중 상당액을 회수할 수 있다.

실제로 장부가 1조3700억원 가량인 송도부지 중 8000억원 이상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대우차판매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의결된 사항을 28일까지 법원에 통지해야 한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 만큼 법원 인가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법원 인가가 나면 채권단과 대우차판매는 일반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채권단과 대우차판매는 아직까지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 참여한 채권자들의 투자금은 1125억원 가량으로 현재 이를 변제할 여력이 없다”며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도 “대우차판매는 사업을 영위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신규자금을 지원하기 어렵다”며 “채권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분할을 해도 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법정관리가 진행되고 기업 청산 절차에 돌입하면 담보권을 행사에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차판매와 채권단이 어떤 방식으로든 일반 채권자들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워크아웃 개시 1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 있는데다 일반 채권자들에게 손실을 전가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채권단과 대우차판매는 경영 상황을 질의하고 협상을 요구하는 일반 채권자들의 요구를 묵살해 왔다.

업계에서는 △자동차판매부문과 건설부문 채무는 이전하고 송도개발부문 채무는 변제하는 방안 △가장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동차판매부문의 채무 이전 비중을 높이는 방안 등의 타협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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