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당초 면담을 검토했으나 이미 충분한 협의가 있었던 데다 서로 일정조정이 쉽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부 관계자는 “서로 일정이 많아 면담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고 이미 우 대표가 김성환 외교장관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눈 만큼 똑같은 대화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전문공개 파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 중국이 6자회담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 달라진게 없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 전문에는 천 수석이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우 대표를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이고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비난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회동할 경우 위키리크스 논란 이후 첫 대면이어서 진위와 관계없이 어떤 식으로든 ‘해명’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에 대한 언론과 외부의 관심이 위키리크스 논란 쪽으로 과도하게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우려로 인해 취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측은 이 같은 논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면담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든 것 아니냐는 일부 외교소식통들의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 대표와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협의가 겉으로 드러난 분위기와는 달리 순조롭지 못했거나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