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관련 컨트롤타워 기능과 국제적 정보교류 현황도 점검해야 한다.
27일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원자력안전 대토론회’에서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의 원전사고를 거울삼아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대국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장 교수는 기술·제도적 측면에서‘일본 원전사고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10대 교훈’을 제시했다.
기술 측면에서 △비상 전기공급 등 비상냉각 시스템 강화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 안전성 강화 △수소제거 시스템 점검 및 보완 △ 가동중 원전에 대한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PSA) 분석 등을 통한 재점검 △신규 원전에 대한 피동(전원이 필요없는)안전계통 강화 등을 밝혔다.
제도 측면에서는 △중대사고시 대응 가능 절차 확립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및 고급인력 양성 △중대사고를 포함한 안전연구 증진 및 매뉴얼 반영 △국제 및 산학연 협력을 통한 정보·지식 교류 △안전문화 확립과 원전에 대한 국민 이해 증진 등을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안정을 위한 의견도 밝혔다.
장 교수는 "원자로 압력용기 내부에 냉각수를 주입하는 것은 물론, 압력용기와 콘크리트 차폐물 사이 공간에도 냉각수를 넣어 압력용기 외벽을 식혀야 한다"며 "추가 수소폭발 위험을 고려해 격납 건물로부터 증기를 빼내 건물내 압력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은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 삼아 필수 안전기능을 수행하는 기기·설비를 중심으로 초대형 지진과 쓰나미 대응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방수기능 보완이나 부분적 면진 설계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본부장은 “원전 시설이 다른 시설과 마찬가지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잘못이 있을 수 있고 운용하는 사람이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경우에도 작업자와 인근 주민에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설비와 절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우리나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희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병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방사선안전본부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우리나라에 미친 방사선 관련 영향이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측정된 대기 중 방사성 요오드(I-131) 최고값이 3.12m㏃/㎥으로, 평상시 실내 천연라돈(자연 방사성 물질)의 농도(100㏃/㎥)보다 낮고, 빗물 중 요오드 최고 농도인 2.81㏃/ℓ 역시 미미한 양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빗물 중 요오드 농도는 ‘백두산 천지 물(약 20억t)에 1.2㎎의 요오드가 녹아 있는 상태’로 비유됐다.
그는 또 대기와 빗물에서 발견된 요오드 및 세슘 최고 농도와 같은 수준의 방사선을 1년 동안 쪼여도 한 차례 X-선 촬영 때 받는 방사선량(0.1mSv)보다 적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일본 원전사고 이후 한반도 주변 기류 변화’주제 발표에서 “일본에서 일시적으로 동풍이 분다고 해도, 편서풍의 강력한 힘에 밀려 우리나라로 계속 불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국내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과 해당 물질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하다는 견해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일본 원전과 관련한 방사선 피폭은 건강을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방사선에 대한 지난친 공포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센터장은 "앞으로 중국이나 국내 원전 사고 가능성에는 철저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