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주인없는 기업 '하이닉스'의 비상(飛上)

2011-04-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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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4개월째 D램 반도체 가격이 1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때 2.72달러로 고공행진을 한지 반년도 안돼 사상 최악의 시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하이닉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1분기에 3000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애초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기업 가운데 이같은 건실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1조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양사를 제외한 해외 경쟁사들은 다시 한번 생존을 고민해야할 처지다.

삼성전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설비 및 기술투자를 주도했다. 반면 타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도약을 지켜봐야 했다. 주인없는 기업인 하이닉스 역시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수차례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패배주의에 젖을 법도 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하나로 똘똘 뭉쳤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IMF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이닉스 구성원들은 기술에서만큼은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투자여력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업계 선두수준의 미세공정 기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권오철 사장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권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이닉스 역량을 메모리 사업에 집중했다. 여기에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역시 강조했다. 또한 '인본주의'를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구성원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도 잊지 않았다. 여전히 주인없는 기업이지만 올해 초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임직원들의 기 살리기도 계속했다.

최근 채권단은 하이닉스 매각절차를 시작했다. 여전히 이렇다 할 인수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하이닉스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건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래도 이수하지 않겠느냐"는 무언의 시위를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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