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미래와 금융 정책토론회’에서 포스코와 KT를 두고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이라며 “방만한 사업확장으로 주주가치가 침해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2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패밀리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 참석한 한 정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함구했다. 하지만 곽 위원장 발언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좋은 날…”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 회장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정 회장과 포스코는 그동안 경쟁력 강화에 전력 기울였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정 회장은 임기 2년차인 지난해 ‘포스코 3.0 시대’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곽 위원장의 발언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들이 이룬 성과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허탈감이 포스코 안팎을 감싸고 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 2006년에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장가항에 연산 6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를 완공, 스테인리스 조강 능력이 260만톤t 규모로 늘어 세계 3위의 메이저 업체로 부상했다.
또한 2009년 10월 신흥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연산 12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건설함으로써 현지 냉연제품의 공급부족 현상에 적극 대응했다. 시장 선점과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
이밖에 포스코는 2009년에 40만t 규모의 멕시코 자동차 강판 공장, 120만t 규모의 베트남 냉연공장, 미국 API강관 공장을 준공하고 일본, 태국, 인도 등에 7개의 가공센터를 신설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부호인 워렌 버핏도 포스코를 두고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철강회사’라고 극찬했다”며 “곽 위원장의 그런 발언을 왜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