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 황금으로"…'逆연금술' 확산되나

2011-04-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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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릭골드, 에퀴녹스 8조원 인수제안<br/>"구리값 5년 내 20% 더 오른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경기회복세와 함께 구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리가 금보다 낫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1년간 구리 선물 가격 추이(파운드당 달러/미국 뉴욕상업거래소 기준/출처:CNN머니)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캐나다의 배릭골드가 전날 호주 구리광산업체 에퀴녹스미네랄스에 인수가로 76억8000만 달러(약 8조3000억원)를 제시하면서 선수를 쳤던 중국의 민메탈리소시스를 밀어낸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배릭골드의 이번 행보에 세계 경제회복세와 함께 구리를 비롯한 산업 광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한 상품 트레이더는 배릭골드의 금 생산 비중이 최근 90%에서 80%로 축소됐다며 배릭골드의 에퀴녹스 인수시도는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역(逆) 연금술'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피나키 라스 골드매트릭스리소시스 이사도 "구리가 '새로운 금'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구리를 비롯한 비금속은 장기적으로 투자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금융위기 이후 취했던 경기부양책을 거두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금융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 금값 상승세는 제한되겠지만, 산업계의 수요로 구리값을 띄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판단 지표로 흔히 쓰여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는 구리는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1년간 승승장구하며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지난 2월 선물 가격이 t당 1만190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날에는 현물이 온스당 1518.10 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구리값은 2008년 리먼사태 직후인 같은해 12월 저점에서 300% 상승한 반면 금값은 같은 기간 120%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구리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만 30만~100만t의 공급이 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디 주 중국 상하이 스탠더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적어도 향후 3년 동안은 구리난이 불가피하다"며 "중국과 인도의 도시화 등으로 인한 아시아지역의 구리 수요 증가세는 10~2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로이터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금보다 구리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들은 오는 2015년 금값이 현재보다 13% 오른 온스당 1700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구리 가격은 20% 이상 뛴 t당 1만2000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애덤스 패스트마켓 애널리스트는 "금값도 강세를 띠겠지만, 장기적으로 구리값의 전망이 훨씬 더 밝다"며 "5년 뒤에 구리값(선물 기준)이 t당 1만~1만2000 달러를 기록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구리값이 2009~2011년 t당 5100~9800 달러에서 2012~2013년 1만~1만1500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바클레이스캐피털은 내년에 구리값이 t당 1만2000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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