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포르투갈 적자, 예상보다 더 심각

2011-04-27 09:39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재정적자 규모가 불과 얼마 전까지 예상됐던 수준보다 훨씬 커진 것으로 나타나 이들 국가를 구제해 재정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총리 자문위원은 26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결국 채무를 구조 조정해야할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등도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리먼 브라더스 도산 때보다 더 큰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26일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를 인용해 그리스의 재정 적자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5%로 EU 집행위가 지난해 가을 예상했던 9.6%를 초과했다고 전했다.

EU와 한창 구제 조건을 협상중인 포르투갈도 적자율이 9.1%로 나타나 집행위가 불과 몇달 전 산정했던 7.3%를 크게 웃돌았다.

독일 총리 자문위원인 프라이부르크대의 라르스 펠트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그리스가 장차, 어쩌면 단기적으로도 채무 조정없이는 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따라서 "되도록 빨리 구조 조정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르겐 스타크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공영방송 ZDF 회견에서 유로존 국가의 채무 조정이 "최악의 경우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능가하는 금융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호세 곤살레스 파라모 ECB 집행이사도 "그리스의 채무 조정이 어떤 시스템적, 법적 결과를 가져올지 당장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리먼 사태보다 더 큰 타격을 가져올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고 영국신문 가디언이 전했다.

리서치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는 가디언에 그리스의 디폴트가 올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EU가 영구적인 구제 기금으로 대체하려는 유럽안정기금(ESM)이 2013년 출범할 때까지 지연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적자 확대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그리스 국채의 경우 26일 2년 만기물 수익률이 64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상승해 기록적 수준인 23.6%에 달했으며 10년물도 15.26%로 치솟았다.

포르투갈 역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11.6%까지 치솟았다가 11.5%로 마감됐다.

반면 스페인은 적자율이 집행위가 앞서 예상한 9.3%를 0.1%포인트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채무도 증가했다면서 그리스의 경우 GDP의 143%, 포르투갈은 93%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다른 피구제국인 아일랜드는 96%로 분석됐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83%와 82%, 영국의 경우 80%인 것으로 비교됐다.

가디언은 그러나 투자자의 관심이 부채 수준보다는 유로국 정부가 지출을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면서 한 예로 이탈리아의 경우 부채율이 119%로 높지만 금융 위기 당시 은행들이 외부 타격에 덜 노출된 덕택에 재정 통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