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왼쪽)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 등이 지난 2월 영업정지 직전 이른바 ‘VIP고객’과 임직원 등의 예금을 사전 인출한데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엄격히 대응하라”고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이 문제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그는 “저축은행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 특히 “마감시간 이후 인출에 대해선 현재 불법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위법사례를 세세히 밝혀 임직원을 철저히 문책하는 동시에 추가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사후 이런 행위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저축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반의 모럴해저드를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철저한 감독체제를 갖추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비리의 근본적 척결을 위해선 엄격한 법적 처벌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교육을 통한 인식 전환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교육, 권력, 토착 등 3대 비리를 없애야 한다”며 “이런 비리는 없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발생하는 게 아니고, 가진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어서 국민의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가 전체의 비리를 없애는 건 정부 선진화와 관련된 문제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원론적이고 총괄적으로 사회 전반의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항상 서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저축은행도 서민을 위한 것인데 최근 사건으로 서민이 2~3중 고통을 받게 됐다”면서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의 비리 때문에 ‘없는 사람’이 고통을 받아선 안 된다는 맥락에서 한 말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의 ‘티타임’을 통해서도 김황식 국무총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 위원장 등과 함께 서민금융과 저축은행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서민금융을 위한 저축은행의 원 기능을 앞으로 잘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저축은행의 영업이 왜 이런 심각한 모럴해저드까지 갔는지, 근본적인 원인은 뭔지, 감독기관 직원의 문제는 없는지 잘 챙겨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지원 대책과 관련해서도 “실질적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점검해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해 달라”면서 “좀 더 많은 서민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운용 자체를 융통성 있게 할 필요가 있고, 실제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상담이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