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환 경제부 차장 |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1인당 소득금액이 1999년 19배에서 2009년 45.4배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소세 대상자의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인 점을 감안한다면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은 갈수록 줄어든 반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통계자료가 나오자 언론들은 일제히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의 소득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자본주의의 폐단으로 지적돼 온 이른바 '20대80(상위 20% 소득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사회)'의 사회가 통계수치로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영섭 세제실장은 "전형적인 통계분석의 오류"라고 폄하했다. 1999년의 경우 종소세 과세자 비율이 33.6%인데 반해 2009년에는 56.6%로 늘었는데, 이를 단순비교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
쉽게 말해 과표양성화를 통해 종소세 대상자가 늘어 1인당 평균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마치 소득양극화의 수치로 대변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오히려 소득불균형 정도를 파악하는 데 쓰이는 지니계수(하위 20%에 해당하는 평균소득 대비 상위 20%에 해당하는 평균소득 비율)는 갈수록 개선돼가고 있다는 반박을 곁들이까지 했다.
각종 '친서민 정책'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을 바로잡아나가려는 이때에 보도의 근거지가 된 국세청이 왜 하필 이런 자료를 냈는지 야속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뒤늦게 이같은 해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미쳐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미리 보도를 봤더라면 당장이라도 해명하려 했을 것이라는 뉘앙스다. 사실 국세청도 전날 일부 인터넷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자, 해명자료를 냈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비율이 44.3배, 45.2배, 49.1배, 45.4배로 거의 변하지 않아 소득격차가 심화된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다.
국세청의 해명과 이날 재정부의 해명은 결과적으로 별반 다를게 없었다. 똑같은 해명을 이틀에 걸쳐 반복한 이유가 뭔지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되도록 하지 않겠다는 뜻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재정부 말대로 통계분석의 오류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문제는 오히려 표면적으로 나타난 통계치보다 오히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더 안좋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물가고로 시름을 앓고 있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하루 하루 먹고 살기가 천근만근에 가깝다. 정책 하나 하나를 신경써도 시간이 모자를 판국에 정부가 언론을 붙잡고, 통계수치가 옳냐, 그르냐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