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KIET)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급등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해 철강재· 나프타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산업계에 직격탄이다. 국내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 현물유 가격은 19일 현재 배럴당 113.70 달러,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도 각각 배럴당 121.33 달러, 108.15 달러씩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IET는 이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산업별 영향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10% 오르면 산업계 생산비는 평균 1.2%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KIET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은 작년 중반 이후 30% 이상 상승했고 특히 원유는 40% 이상 올라 생산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원은 원유,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비철금속광물의 수입가격이 동시에 10% 오르면 전기ㆍ수도ㆍ가스 생산 비용은 5.9% 올라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제조업은 1.7%, 광업은 1.0%, 건설업은 0.7% 생산비가 오른다고 밝혔다.
제조업 중에서도 일반기계는 0.8%, 전기기계장치는 0.7%가 오른다. 자동차는 0.6%, 조선은 0.5% 생산비가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국제 철강원료가 급등하면서 포스코가 지난 19일 열연, 냉연, 후판 등 주요제품 가격을 t당 16만원씩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해 수요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스코의 가격 인상폭은 열연은 17.7%, 냉연은 15.6%, 후판은 16.8%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열연강판은 t당 90만원에서 106만원으로, 냉연강판은 102만원에서 118만원으로, 후판은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포스코가 가격인상을 발표하면서 그 동안 포스코 눈치만 봐오던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나머지 철강사들도 조만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여 조선, 건설, 자동차 등 철강 수요업계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초소재 수입원료, 부품ㆍ중간재, 최종소비재 순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산업 전반의 생산비 상승은 생산품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물가 등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작용한다.
KIET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관련 지원제도의 홍보를 강화하고 국제 원자재 시황 분석 평가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에너지 절감형 산업구조 전환, 해외 원자재 공급원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