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자동차배터리·LED 등 나머지 사업들이 그간 삼성의 계열사들의 주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삼성의 도전은 괄목상대할만하다.
이 같은 삼성의 빠른 움직임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경영진들에게 “바이오 제약은 삼성그룹의 미래사업”이라며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통상 30년에 달하는 긴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 부문에서 15년 만에 결실을 보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료기기에 대해 삼성이 그룹 차원의 열정을 쏟는 것은 해당 시장의 잠재력과 더불어 인류에 대한 공헌을 강조하는 그룹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또한 기존 삼성의 앞선 전자·통신 기술과 바이오·의료기기 사업이 조화를 이룰 경우 ‘U-헬스’ 시대를 앞당겨 지역 및 거리에 상관없이 누구나 양과 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결정 이후 삼성의 관련 신사업 육성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바이오 부문은 인천 송도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신사업에는 삼성전자·삼성에버랜드·삼성물산 등 대표계열사들이 참석했다.
바이오 관련 인력 수급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쟁사는 물론 바이오 벤처에 이르기까지 검증된 인재들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 공채부터는 신입 연구원 수급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기초기술 확보를 위해 제약분야 최고 전문연구기업인 퀸타일즈와의 합작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달 말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담당 법인은 상반기 중 송도 생산공장 착공을 시작한다. 생산라인 가동은 2013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역시 지난해 12월 메디슨 인수 이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1위 초음파 진단기기 업체인 메디슨은 영상의료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분야별 컨버전스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바이오·의료산업 역시 삼성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고 인류 건강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