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불똥 결국 스페인으로 튀나

2011-04-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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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수익률 10년래 최고치…'구제금융설' 시장 우려 증폭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스페인 국채의 수익률이 10여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의 확산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5.55%로 상승(가격은 하락)하며 200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1일 이후 거의 0.5%포인트 치솟았다. 유로화 가치도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FT는 지난 6일 포르투갈이 구제금융 신청을 공식화한 데 이어 그리스에서 채무조정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스페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준 것이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12·18개월 만기 국채 47억 유로어치를 입찰했는데 경쟁률은 각각 1.6대 1, 2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입찰에서 2.4대 1과 3.5대 1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수요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그 결과 12·18개월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각각 지난달 2.13%에서 2.77%, 2.44%에서 3.36%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금등하자 스페인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구제금융 신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구제금융을 신청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것과 달리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지난 1월 하향세로 안정돼 디커플링(탈동조화) 기대감을 자아냈지만, 시장의 기대는 시기상조였음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경제 규모로 유로존 내 4위 국가로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데 따른 충격은 이미 구제금융 행렬에 합류한 국가들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가 2750억 유로 가량이지만, 스페인마저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게 되면 최소 3500억 유로가 더 필요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의 실질적인 지원 한도인 4400억 유로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FT는 스페인 금융권의 부실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국채 수익률을 띄어 올리는 데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스페인(BOS)에 따르면 지난 2월 스페인 금융권의 부실대출 비중은 6.19%로 지난 1월 6.06%에 비해 0.13%포인트 늘었다. 이는 1995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 저축은행권의 부실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시장의 전망도 비관적이다. 주택가격이 최근 2년 반째 줄곧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3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도 이날 지난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21.12%로 올랐다. 그리스 정부는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 이미 채무조정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정면 반박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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