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도상선 권혁 회장 "나는 한상(韓商)…법률적 판단에 순응"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국세청은 최근 역외탈세 혐의로 시도상선에 역대 최대 규모인 41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시도상선은 세계적인 해운선사로, 오너가 한국인 권혁(사진) 회장이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해운업계에서 신화적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국세청은 시도상선이 국내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에게 역외탈세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18일 시도상선의 한국지점인 유도해운 사무실(서울 서초동 소재)에서 기자와 만나 “국세청이 해운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파렴치한 탈세범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권 회장은 이번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되기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국세청이 자신을 비거주인으로 인정해준다면 적절한 세금을 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와 합작으로 자동차운반시장에 진출을 타진했던 사례를 들면 국내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이전에도 국세청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나.

”아내는 불심이 깊은 불교신자이다. 지난 2004년 서울 구기동에 암자를 만들기 위해 100억원의 자금을 국내에 들여왔다. 국세청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자 이를 수상히 여기고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기억으로 40억원의 세금이 추징된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역외탈세혐의는 아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 혐의 기준을 시도상선이 일본에서 홍콩으로 본사를 옮긴 2007년으로 보고 있다. 왜 홍콩으로 본사를 옮겼나.

”지난 2004년 조사를 받으면서 국세청 관계자가 홍콩행을 주선했다. 홍콩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해운업의 특성과 잘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일본 금융권과의 관계 때문에 2007년 이전이 완료됐다.

이때 일본 영주권을 반납하고 홍콩 영주권을 신청하는 과정이 약 2년 정도 걸렸다. 국세청은 이 때문에 내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고 역외탈세혐의 적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세금을 추진당한 적이 있나.

”일본 국세청도 지난 2007년 개인소득에 세금을 추가로 추징했다. 당시 나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지 않았지만 일본 국세청이 일본에서 사업을 영우하고 있으니까 이전 소득에 대해 세금을 추진했다“

-시도상선이 한국 투자를 늘리면서 국세청의 압박 강독 더욱 높아진 것 같다.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나는 비록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홍콩 등을 거쳐 지금의 시도상선을 일궜다. 하지만 내가 한국임을 잠시도 잊지 않았다. 나는 한상(韓商)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소에 약 4조원 가까운 선박을 발주했다.

또한 2000년 초반 현대차그룹 내 물류사인 글로비스와 합작해 국내 자동차운반시장을 타진했지만, 글로비스가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했다. 그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이 지금도 아쉽다.

해운업은 수대에 걸쳐 자본이 축적돼야 성공할 수 있다. 나는 한국 해운업을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국내에 진출하려고 한다. 정부 당국이 ‘황금알을 낳는 닭의 목을 꺾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세금 추징으로 국내 진출을 포기할 것인가.

”국세청과 검찰의 조사로 한국 진출은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국적 선사 인수 등 다양한 방법을 내부적으로 검토, 추진할 것이다.

국세청과도 대립각을 세울 생각은 없다. 다만 국세청이 생각하는 법적인 논점이 다르다. 법률에 판단에 따르겠다. 5월 중순 검찰에 출두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