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이 경여하고 있는 베이징 근교 순이(順義)구 허우샤위에 위치한 ‘허위안징이 호텔(和園景逸大酒店)’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중국석유화학)이 베이징 근교에 초호화 호텔을 짓고 3년 간 ‘도둑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노펙이 중국 정부의 특혜를 입고 헐값에 토지를 매입해 호텔을 건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중국 충칭완바오(중경만보· 重慶晩報)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근교 순이(順義)구 허우샤위(后沙峪)에 위치한 이 호텔은‘허위안징이 호텔(和園景逸大酒店)’로 호텔 부지 점용 면적이 53만㎡에 달하는 삼림 공원까지 포함해 총 70만㎡에 달했다. 주변에 호텔 표지판도 제대로 없이 비밀리에 경영해 주변 주민들조차 호텔의 존재를 모를 정도였다.
이 호텔에는 208개 객실 외에도 중국·영국·일본·이태리 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초호화 별장도 9채나 지어져 있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은 5성급 수준을 초과하는 최고급 호텔”이며 “호텔 건설비용만 8억 위안(한화 약 1330억원)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중국 공상국 기업신용자료에 따르면 ‘베이징허위안징이 호텔 유한공사’는 지난 2006년 9월 등록된 법인 업체다. 지난 2008년 5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벌써 영업 3년 째.
그러나 신문은 정상적인 경우라면 최소한 2006년에는 토지 경매에 응찰해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 호텔은 지난 2010년 9월 초에야 비로소 중국 국토부와 토지양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2006년 당시에는 토지 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상으로 토지를 양도받은 뒤 2010년에야 비로소 사후 계약을 체결한 것.
또한 2010년 체결한 토지양도 계약서에 따르면 이곳 용지는 ㎡당 1050위안으로 주변 기타 용지에 비해 훨씬 싼 값에 양도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9년 다룽(大龍)부동산은 주변 지역 토지를 ㎡당 3만 위안에 양도받았다. 베이징허위안징이 호텔유한공사가 매입한 가격보다 무려 30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지난 해 주변 토지를 매입한 룽후(龍湖), 순신(順鑫)의 경우 평당 각각 8237위안, 5660위안에 토지를 비싼 값에 매입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이 호텔은 시노펙 산하 기업”이라며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에서 시노펙에게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베이징 워아이워자(我愛我家) 후징후이(胡景暉) 부총재는 “2006년 당시 토지 경매를 거치지 않고 토지를 무상 취득한 뒤 나중에 토지양도 계약을 체결한 것은 경매라는 시장경쟁 방식을 거치지 않고 토지를 싼값에 상업용으로 전환하려는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시노펙은 얼마 전에도 광둥 지사에서 임원 선물용 술을 사는 데 총 300만 위안(한화 약 5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번 시노펙의 호텔 도둑경영 문제가 폭로되면서‘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노펙’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