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척 노스키 CFO를 1년 만에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개월 전에는 웰스파고의 CFO로 있던 하워드 앳킨스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이로써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월가 대형은행들은 지난 2년간 모두 CFO를 교체했다.
시장에서는 월가의 CFO가 잇따라 바뀌고 있는 것을 심상치 않은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기업에서는 CFO가 한 직장에서 3~4년 근무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투자자 및 규제당국과의 연결고리가 되는 등 핵심역할을 도맡고 있다. 이는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월가 대형은행들의 연이은 CFO 교체가 금융권의 재무건전성과 강화된 규제에 대한 대응력, 자본 확충력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 마요 CLSA 애널리스트는 "한 은행에서 CFO가 자리를 뜬다는 것은 일종의 적신호"라고 말했다. 글렌 쇠르 노무라 애널리스트도 노스키의 교체 사실이 발표된 지난 15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노스키가 BoA의 CFO를 그만뒀다는 것은 눈여겨 볼 일"이라고 밝혔다.
BoA와 웰스파고는 CFO 교체가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면에 숨은 동기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바뀐 월가의 CFO 가운데 모건스탠리의 콤 켈러와 JP모건의 마이클 카바나는 금융위기 동안 호실적을 거뒀지만, 둘 다 내부 인사로 교체됐다. 씨티그룹은 최근 5년간 무려 5명의 CFO를 새로 맞기도 했다.
찰스 엘슨 미 델라웨어대 기업지배구조센터 이사는 "CFO 교체는 투자자들에게는 근심거리가 된다"며 "기업은 CFO 교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통해 투자자들의 근심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