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우승을 다투던 선수들이 기복이 심한 경기를 펼치며 혼전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전반 9개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지만 파를 지킨 최경주는 보기만 해도 탄식이 절로 나온다는 아멘 코너(11~13번홀)로 접어들었다.
최경주는 전날 “전반에 점수를 많이 줄이고 어려운 아멘 코너에서 1타 정도만 더 줄이면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아멘 코너 중 첫 번째 홀인 11번홀(파4) 티박스에 올라선 최경주는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내 두 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어프로치 샷에 이어 파퍼트를 성공시켜 한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12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친 최경주는 어프로치샷마저 짧아 3m 넘는 파퍼트를 남겼고 결국 이마저도 놓치면서 4라운드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쉬운 홀로 평가받는 510야드짜리 파5 13번홀에서도 불운이 따랐다.
이 홀에서 1∼3라운드에 버디를 잡았기에 자신이 있었던 최경주는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안전한 전술을 택했다.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은 홀 2m에 떨어져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버디 퍼트가 야속하게도 홀 옆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최경주는 작년 대회 마지막 날에도 13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밀렸기에 더욱 아쉬움이 큰 홀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아멘 코너에 들어서자 바람이 방향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 거리 측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때문에 13번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직접 노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1타를 줄여야 되는 승부처에서 오히려 1타를 잃어버린 최경주는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그때는 이미 동반 플레이어인 찰 슈워젤(남아공)의 샷에 불이 붙기 시작한 때였다.
아멘 코너에서 타수를 잃지 않은 슈워젤은 15번홀부터 연속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는 17번홀과 18번홀(이상 파4)에서도 1타씩을 잃어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