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입지선정 평가결과에 대해 직접 국민의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평가결과 발표 뒤 불과 이틀 만에 관련 입장을 표명키로 한 건 사업 백지화로 여권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검토에 따른 것이긴 하나, 결과적으로 대선공약을 번복케 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으로서 국정 혼란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땐 국무총리 지명자 신분이었던 정운찬 당시 서울대 총장이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킨 지 두 달이 지나서야 이를 공식화하며 대국민사과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신공항이 ‘선거용 공약’으로 추진된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밝히되,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와는 달리 ‘사과’ 의사를 나타내진 않을 전망이다.
대신 이 대통령은 신공항 사업의 백지화가 국익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 등의 이해를 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책사업은 경제논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누차 말해오지 않았냐”며 “신공항도 그런 경제논리에 따른 것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향후 영남권의 국제항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할 경우에도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입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내에선 영남권 주민들의 인천국제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속철도(KTX) 노선을 연장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고 밝힌데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