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수송용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 비중은 49.3%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39%), 미국(15.6%), 캐나다(28.4%)보다 현저히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휘발유 가격이 이미 ℓ당 2000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에서 지난 2008년 당시처럼 우선 유류세 10% 인하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유류세 인하 외 뾰족한 수 없어"
27일 양진형 석유유통협회 상무는 “정부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유류세를 탄력세율 내에서 10% 정도 인하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등 여러가지 목적세 형태의 세금이 부과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인 만큼 선진국과 같이 소비세와 환경세 등을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일반인용 수송용 연료에 가장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군사용이나 나프타 등 산업용 원료, 항공유, 농어업용은 면세·감세하는 책정방식이 불법탈세석유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진우 주유소협회 회장은 “불법탈세석유로 인한 추정탈루세액은 연간 4조7726억원으로 유류세 징수액의 22%를 차지한다”며 “추정탈루세액을 환수할 경우 휘발유 ℓ당 196원, 경유 143원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사 공급가격 내려도 주유소 판매가격은 무조건 올라
이런 가운데 석유값 공방은 꼬여만 가고 있다. 정부와 업계간에서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간 비난전이 이어지면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업계간 논란의 핵심은 역시 비대칭성 구조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근거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휘발유의 주유소 전국 평균 가격은 작년 10월 10일 ℓ당 1693.73원으로 전날보다 0.11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올랐다. 23일에는 1960.24원까지 치솟아 165일 만에 ℓ당 266.51원이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16% 오른 셈이다.
첫 번째 문제는 이 기간 동안의 가격 상승 폭(약 16%)도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주유소 판매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했다는 사실이다. 정유사 공급가 즉 도매가격은 총 22주(작년 10월 둘째 주~올 3월 둘째 주) 중 14주는 올랐고, 8주는 내렸다. 그러나 주유소들은 정유사 공급가격이 내렸을 때에도 1~2주 뒤에 소비자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하지 않고 계속 올리기만 했다.
한편, 정부가 이달말 내놓기로 한 석유가격결정구조 결과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정작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의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있다. 당초 결과발표가 한달여 이상 지체됐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