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이익률 낮아 가격 인하 여지 적다”

2011-03-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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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모 세미나서 이관섭 지경부 정책관 밝혀<br/>유가대책, 주유소 경쟁에 초점 맞출 듯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정유사의 이익률이 낮아 가격 인하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견해가 정부측에서 나왔다.

그동안 유가 원가구조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며 정유사를 압박해온 정부가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24일 박순자 국회의원(한나라당)과 소비자시민모임이 주최한 유류세 관련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정유사의 이익률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 유가를 낮추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유가 특별팀(TF)이 어렵게 대책을 찾고 있다고 설명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이관섭 정책관은 그러면서 “정유사를 1개 더 늘리기는 이미 국내 제품 생산이 많아 수출하고 있고, 산유국들도 정유사를 세우고 있는 형편이라 어렵다”며 “수입산을 늘리기에도 품질면에서 국내산과 경쟁이 안돼 어렵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경쟁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 정책관은 “공급자를 늘리기보다 밑으로 경쟁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유가대책이 정유사보다 주유소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 시내만 봐도 주유소 간 10~15% 정도 가격차이가 난다”며 “소비자가 합리적 소비를 하면 내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가격표시판을 크게 하거나 가격공개 정보를 다양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이관섭 정책관과 함께 김형돈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 윤원철 대한석유협회 이사,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주최측인 소시모는 유류세를 내려달라는 요구와 함께 복잡한 현행 세금체제를 단순화 해야 한다는 주장 등을 제기했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국제유가의 인상과 더불어 유류세수도 늘어나는 만큼 국민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유가 인상의 완충역할을 위해 도입된 탄력세(현재 11.37%)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돈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이에 대해 “현재 국제유가가 중동과 일본 문제로 불안정한 상황이라 유류세를 바로 낮추기가 어렵다. 무척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탄력세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 도로 보수에 쓰이는 유류세의 지출 구조를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다.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는 “단순히 유류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논의보다 거둔 세금을 어디에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유류세수의 80% 정도가 도로 닦는 데 쓰이는데, 친환경차를 지원하거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등 달리 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주유소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한진우 주유소협회 회장은 주유소의 가격차이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한진우 회장은 “주유소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절대 이익이 남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전적으로 세금에 달렸다”며 “정유사 공급가보다 더 싸게 파는 주유소가 분명 있는데 그 차이는 세금이다. 주유소가 (전체 구매물량에서)10~20%만 세금이 없는 (불법 탈세)기름을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불법 기름으로 탈루되는 세금 규모가 연간 4조 정도로 추정된다”며 “유사석유와 함께 면세유와 해상유 등의 불법 탈세 유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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