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끊임없는 문의 전화… "개포지구 매물 나중에 팔께요"

2011-03-24 18:28
  • 글자크기 설정

하루만에 호가 4000만원 오른 곳도<BR>집주인 "더 오르면 팔겠다"…매물 거둬들이기 돌입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지구의 재건축 개발계획안 통과되면서 하루 만에 2000만원 이상 호가가 급등한 개포주공 1단지 전경.


(아주경제 박성대·이혜림 기자) "오늘 오전에만 매도 문의전화가 10통이 넘게 왔어요. 주공2단지 25㎡는 어제까지 5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온 게 있었는데 하루만에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더 기다려본다며 안 팔겠다네요" (개포동 J공인 관계자)

24일 오전 11시 반 쯤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근처에 위치한 S공인중개소에는 전화벨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전날 발표된 서울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확정으로 재건축이 가시화되자, 호가를 올려서 집을 팔려는 사람들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이 중개사무소 머무는 사이 2단지 25㎡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전화를 걸어와 공인중개사무소 직원에게 '보름 전 5억1000만원에 내놓은 집을 5억5000만원으로 올려서 다시 내놓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 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서울시의 발표가 난 직후 부터 호가를 올린 매도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하지만 세(稅)부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어 실수요자는 많지 않아 거래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제1종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통과된 지 하루 만인 이날 강남 재건축시장은 말 그대로 '들썩'이고 있었다.

2단지 앞 공인중개소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재건축을 기대하고 3년 전에 개포주공2단지 25㎡를 사놨는데 그동안 계속 사업이 지연돼 답답했던 와중에 오늘 신문에 나온 재정비안 통과 발표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며 "조속히 재건축이 추진돼 죽기 전에 새 아파트에 들어가 살아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 매수문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1단지 내 B공인 관계자는 "당분간은 거래 없이 관망세를 보일 것 같다"며 "어제 저녁 서울시 발표가 나온뒤 집을 사겠다고 걸려온 전화는 한 통 뿐이었으며, 대부분의 전화는 향후 일정과 시장 동향을 묻는 전화이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가격이 2000만~4000만원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미 한 발 늦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포주공발 훈풍은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와 잠실 주공5단지에서도 감지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송파구 가락시영의 경우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 상향 조정 검토가 지연되면서 가구별로 1000만∼1500만원 하락했다.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달 이후 매수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팔려고 내놨던 물건의 호가를 올리거나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락시영1차 아파트 45㎡의 경우 전날까지 5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형성돼 있었으나 개포주공 재정비안이 통과된 이후 하룻만에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집값이 더 오르면 내놓겠다는 매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락동 D공인 관계자는 "45㎡가 6억1000만원에 나온 매물이 있었는데, 집주인이 오늘 더 오르면 팔겠다고 하더라"며 "현재 매도 시세를 말하면 안 팔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잠실 J공인 관계자도 “현재까지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매물에 대한 문의 및 상담 전화를 받는 수준이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월 개포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이 보류된 이후 잠실 주공5단지도 덩달아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이번 개포단지 재정비안 통과로 인해 지난 달에 보였던 시장 상황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또 개포지구 인근 지역인 강남 도곡동 재건축 아파트도 개포지구 재정비안 통과 여파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도곡동 H공인 대표는 "바로 옆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동신아파트와 청실아파트 재건축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특히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망 및 취득세 완화로 인해 이 지역의 아파트 매매 조건이 유리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이번 재정비안 확정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활기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물론 택지개발지구인 개포지구와 개별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잠실주공5단지는 성격이 좀 다르기 때문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재건축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