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22일 두 번째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특위 활동이 8월 17일까지이기 때문에 4월 중 공청회를 마무리하고 5월부터 법안심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위원들의)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개특위 앞에는 앞서 국회 행안위에서 기습 통과로 물의를 빚은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비롯해 지구당 부활, 석패율 제도, 지역구 재조정, 선거법 처벌 조항 등 풀어야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쟁점들이 해결되기에는 넘어야할 산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개특위는 이날 소위 구성과 앞으로 논의될 안건 상정에 나섰지만 소속 위원 20명 중 8명만이 출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별 다른 소득 없이 11분 만에 산회했다.
이날 처리된 안건은 공직선거법 관련 공청회 계획서뿐이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은 “이날 회의 일정에 대해 한나라당 간사(김정훈 의원)과 어떤 접촉도 없었다”며 “의사일정 결정 과정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정개특위의 시작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데에는 ‘정치권의 여론 눈치보기’가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해 기습 통과시킨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사실상의 입법로비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만큼 우선은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날 선관위에서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진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방안과 관련한 언급이 이날 회의에서는 전혀 없었던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위원장은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여야 간, 국민적 견해차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국민들로부터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며 “정개특위가 국민적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위원들은 앞으로) 출석과 발언에 신중을 기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문제 뿐 아니라 일부 소속 위원들의 직접적인 애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구 재조정 문제 등도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향후 정개특위 운영은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